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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365일, 인생을 빛낸 한마디] 9월 27일, 오늘은 알베르 카뮈 삶이 부조리하더라도, 우리는 다시 돌을 밀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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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사람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 9월 27일에 만날 인물은 프랑스의 소설가·극작가·에세이스트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입니다.

 

우리에게 《이방인》, 《페스트》, 《시지프 신화》로 잘 알려진 카뮈는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죽음과 고통, 삶의 부조리 앞에서 그래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평생 묻고 또 물었습니다.

그는 흔히 실존주의자로 분류되지만 스스로는 그 명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사유 중심에는 부조리(absurde)와 반항(révolte), 그리고 인간 사이의 연대가 있었습니다. 1957년 그는 “우리 시대 인간의 양심 문제를 명료하고 진지함으로 비춘” 작품 세계를 인정받아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오늘의 한 문장은 《시지프 신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유명한 말입니다. 

“우리는 시지프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상상해야 한다.(Il faut imaginer Sisyphe heureux.일 포 티마지네 시지프 되뢰)”

왜 하필 시지프인가?

그리스 신화의 시지프는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까지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았습니다.

온 힘을 다해 정상에 도착하면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집니다. 그러면 그는 산 아래로 내려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끝이 없습니다.

내일도 같은 일을 하고,

그 다음 날에도 똑같은 돌을 밀어 올려야 합니다.

어느 누가 보아도 허무한 형벌입니다.

그런데 카뮈는 뜻밖에도 다른 말을 했습니다.

“시지프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상상해야 한다.”

어떻게 끝없이 실패하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을까요?

바로 이 역설 속에 카뮈 철학의 핵심이 있습니다.

 

부조리란 무엇인가?

카뮈가 말한 부조리는 단순히 세상이 엉망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묻습니다.

왜 태어났는가?

왜 사랑하는가?

왜 고통받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인생에는 어떤 궁극적인 의미가 있는가?

그러나 세계는 이런 질문에 명확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카뮈에게 부조리는 바로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과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세계가 마주칠 때 생기는 긴장입니다.

그렇다면 삶에 궁극적인 답이 없다고 느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카뮈의 대답은 의외로 강력합니다.

도망치지 말고 살아가라.입니다.

 

시지프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

시지프는 자신의 운명을 압니다.

다시 굴러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돌을 밀어 올립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돌이 정상에 영원히 머물 것이다”라고 스스로 속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돌 앞에 섭니다.

카뮈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순간입니다.

시지프에게 돌을 밀어야 한다는 운명은 주어졌지만,

그 운명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그의 몫입니다.

바위를 없앨 수는 없어도

바위에 대한 자신의 태도까지 빼앗기지는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카뮈의 시지프는 단순한 패배자가 아닙니다.

그는 자기 운명을 똑바로 바라보면서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인생에도 수많은 바위가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도 매일 밀어 올려야 하는 돌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고,

일을 하고,

가족을 돌보고,

병원에 가고,

걱정을 견디고,

또 새로운 하루를 맞습니다.

어제 해결했던 문제가 오늘 다시 나타날 때도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도 세상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때 묻습니다.

“도대체 이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카뮈는 “곧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위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말합니다.

“해결되지 않더라도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사랑하고, 일하고, 웃고,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카뮈의 철학이 어둡게 출발하면서도 결국 삶을 향하는 이유입니다.

 

반항한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뜻이다

카뮈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말은 반항입니다.

여기서 반항은 무조건 세상에 화를 내거나 파괴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고통과 부조리를 보고도

“그래도 나는 굴복하지 않겠다.”라고 말하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죽음이 존재한다고 해서 오늘을 포기하지 않고,

불의가 존재한다고 해서 정의를 포기하지 않고,

사랑이 언젠가 끝난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끝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삶이 무가치해지는 것이 아니라, 끝이 있기 때문에

오늘이 더 절실해질 수도 있습니다.

 

《페스트》가 보여 준 연대

이 생각은 소설 《페스트(La Peste)》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

알제리의 도시 오랑에 페스트가 번지자,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일상을 잃습니다.

의사 리외는 세상을 단번에 구할 영웅적인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눈앞에서 고통받는 사람을 치료합니다.

한 사람을 돌보고,

또 한 사람을 치료합니다.

내일도 같은 일을 합니다.

그가 하는 일 역시 어쩌면 시지프가 돌을 미는 일과 닮았습니다.

환자를 구해도 또 다른 환자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뮈에게 중요한 것은 완전한 승리가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페스트》는 부조리한 상황 속에서 인간이 연대와 책임으로 어떻게 응답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작품으로 읽혀 왔습니다.

 

카뮈는 누구인가?

알베르 카뮈는 1913년 당시 프랑스령 알제리의 몽도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뛰어난 교사의 도움으로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알제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으며 젊은 시절부터 연극과 언론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1942년에는 그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두 작품이 나왔습니다.

소설 《이방인》과 철학적 에세이 《시지프 신화》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계열 신문 《콩바(Combat)》에서 활동했고, 전후에는 소설·희곡·에세이를 통해 폭력과 자유, 책임과 인간의 존엄을 끊임없이 탐구했습니다.

 

1957년, 불과 44세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1960년 1월 4일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46세였습니다.

 

한눈에 보는 대표 작품

《이방인,1942》

세상과 낯선 관계에 놓인 뫼르소를 통해 인간 존재와 부조리의 문제를 묻습니다.

《시지프 신화,1942》

삶이 부조리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해, 그럼에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탐구합니다.

《페스트,1947》

재난과 죽음 앞에서 인간이 보여 주는 책임과 연대의 의미를 그립니다.

《반항하는 인간,1951》

부조리에 대한 반항이 인간의 존엄과 연대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전락,1956)》

자기기만과 죄책감, 인간의 위선을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 당시에도 그의 작품들이 당대 인간의 양심 문제를 깊이 다룬 점이 높이 평가됐습니다.

 

오늘의 메시지

카뮈가 말하는 삶은 낙관주의와는 조금 다릅니다.

그는 “모든 것은 잘될 것이다.”라고 쉽게 위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살아가라.”고 말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힘에 버거운 바위를 밀어 올립니다.

때로는 정상까지 올렸다고 생각한 돌이 다시 굴러떨어집니다.

그때 카뮈는 묻습니다.

“그래서 다시 돌을 밀 것인가?”

그의 대답은 그렇다, 입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패배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슬리 독자에게 전하는 짧은 성찰

오늘 자신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내가 매일 밀어 올리고 있는 ‘시지프의 바위’는 무엇인가?

건강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으며,

일이나 외로움, 늙어감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습니다.

바위를 없앨 수 없다면

우리는 적어도 그 바위를 대하는 태도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위를 밀어 올리는 길에서도

하늘을 보고, 사람을 사랑하고, 작은 기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행복은 모든 문제가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

문제가 있는 삶까지 자기 삶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힘인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한마디

“우리는 시지프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상상해야 한다.”

이 문장을 오늘의 삶의 언어로 풀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우리는 아직 패배한 것이 아니다.”

9월 27일, 알베르 카뮈가 우리에게 남기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내 삶의 바위가 다시 굴러 떨어졌을 때, 나는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는가?”

작성자 newsly 작성일 26-09-2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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