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방자치발전연구원[김성윤의 채근담 지혜] 7, 명성보다 실질, 공효보다 마음의 바탕 > 소통

본문 바로가기

소통

문학의 숲 [김성윤의 채근담 지혜] 7, 명성보다 실질, 공효보다 마음의 바탕

페이지 정보

본문

 

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먼저 땅을 단단히 디뎌야 한다.

도덕을 말하려는 사람은 먼저 마음을 비워야 한다.

채근담은 성취와 수양의 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명성에 대한 욕심과 공효에 대한 계산이라고 일깨운다.

 원문(原文)

立業建功(입업건공) 事事要從實地著腳(사사요종실지착각) 若少慕聲聞(약소모성문)

便成僞果(변성위과) 講道修德(강도수덕) 念念要從虛處立基(염념요종허처입기)

若稍計功效(약초계공효) 便落塵情(변락진정)

 


풀어보기

立業建功(입업건공)은 사업을 세우고 공적을 이루는 일을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 한다. 이름 있는 일을 하고 싶고, 남들이 인정하는 성과를 남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채근담은 그 출발점이 허공에 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事事要從實地著腳(사사요종실지착각), 모든 일은 반드시 실제의 땅에 발을 디디고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실지(實地)는 현실이며, 실천이며, 구체적인 삶의 자리다. 말만 앞서는 계획, 남에게 보이기 위한 포부, 명분만 큰 사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발이 땅에 닿아 있어야 몸이 흔들리지 않듯, 일도 현실에 뿌리를 내려야 열매를 맺는다.

 

그러나 若少慕聲聞(약소모성문), 조금이라도 명성과 소문을 사모하면 문제가 생긴다. 聲聞(성문)은 이름이 알려지고 칭찬이 퍼지는 것을 뜻한다. 사람은 좋은 일을 하면서도 은근히 남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봉사하면서도 칭찬을 기대하고, 공적인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이름이 앞에 서기를 바란다. 채근담은 바로 그 작은 마음의 흔들림을 경계한다.

 

그 결과는 便成僞果(변성위과), 곧 거짓된 열매가 된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성취처럼 보이지만, 그 뿌리가 명예욕에 있다면 참된 결실이 아니다. 진실한 공은 조용히 쌓이고, 참된 성취는 떠들썩한 이름보다 묵묵한 실천 속에서 자란다.

 

이어지는 구절은 수양의 길을 말한다. 講道修德(강도수덕)은 도를 말하고 덕을 닦는 일이다. 학문을 말하고, 인격을 논하며, 도덕을 가르치는 일은 겉으로는 고상해 보인다. 그러나 이 일 역시 마음의 바탕이 바르지 않으면 쉽게 세속적 욕망으로 기울어진다.

 

그래서 채근담念念要從虛處立基(염념요종허처입기)라 한다. 생각마다 반드시 빈자리에서 기초를 세우라는 뜻이다. 여기서 허처(虛處)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공허함이 아니라, 사사로운 욕심을 비운 마음의 자리다. 내가 높아지려는 마음, 남을 가르쳐 이기려는 마음, 결과를 앞세워 자신을 드러내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덕이 자란다.

  

그런데 若稍計功效(약초계공효), 조금이라도 공적과 효과를 계산하면, 便落塵情(변락진정), 곧 세속의 정에 떨어지고 만다. 좋은 말을 하면서도 얼마나 인정받을까?를 계산하고, 덕을 닦으면서도 무슨 효과가 있을까?를 먼저 따진다면 이미 마음은 도에서 멀어진 것이다. 수양은 계산의 장부가 아니라 마음을 맑히는 길이다.

 

오늘의 메시지

이 구절은 오늘 우리 사회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성과를 중시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무슨 일을 하든 결과를 보여주어야 하고, 숫자로 증명해야 하며,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성공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채근담은 묻는다. 그 일이 정말 땅에 발을 딛고 있는가? 그 마음이 정말 비워져 있는가?

 

좋은 일을 하면서도 명성을 탐하면 그 선함은 흐려진다. 도덕을 말하면서도 효과를 계산하면 그 말은 힘을 잃는다. 진짜 일은 과장하지 않아도 남고, 진짜 덕은 드러내지 않아도 향기를 낸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구호가 아니라 더 단단한 실천이다. 더 많은 칭찬이 아니라 더 맑은 마음이다. 이름을 얻기 위해 일하지 말고, 일이 옳기 때문에 해야 한다. 효과를 계산하기 위해 덕을 닦지 말고, 마음이 바르기 위해 덕을 닦아야 한다.

 

일은 현실 위에 세워야 하고, 덕은 비운 마음 위에 세워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잃지 않을 때, 사람의 성취는 거짓 열매가 되지 않고, 수양은 세속의 욕심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오늘의 교훈

명성을 좇는 성취는 오래가지 못한다.

계산으로 닦는 덕은 참된 덕이 되기 어렵다.

일은 실지에서 시작하고, 마음은 비움에서 세워야 한다.

 

편집자 주

實地(실지)는 실제의 땅, 곧 현실과 실천의 자리를 뜻한다.

著腳(착각)은 발을 붙인다는 뜻으로, 허황된 말이 아니라 구체적 실천에서 출발해야 함을 말한다.

聲聞(성문)은 명성, 소문, 세상에 알려지는 이름을 뜻한다.

僞果(위과)는 겉으로는 열매처럼 보이나 참되지 못한 결과를 말한다.

虛處(허처)는 욕심을 비운 마음의 자리다.

功效(공효)는 공적과 효과, 드러나는 성과를 뜻한다.

 塵情(진정)은 먼지 낀 세속의 정, 곧 욕망과 집착에 물든 마음을 가리킨다.
 
작성자 newsly 작성일 26-04-27 06:5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한국지방자치발전연구원

고유번호 : 211-82-12397
대표자 성명 : 김성윤
주소 :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정공원7길 3, 204호
전화 : 041-567-2609 이메일 : ksy594821@naver.com
Copyright © https://www.kladi.re.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