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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칼럼] AI 시대, ‘목소리’는 이제 영혼의 초상이다: 음성 인격권의 시대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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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 전 단국대 법정대학장, 한국지방자치발전연구원 원장, 정치학 박사     ©

 

2026년 봄, 일본 법무성 유식자(有識者) 검토회의 결정은 기술이 인간의 본질을 복제하는 시대에 우리가 던져야 할 가장 근본적인 질문 하나를 해결했다. 바로 나의 목소리는 곧 나인가?”라는 질문이다.

 

검토회는 목소리 역시 얼굴이나 모습(초상)과 마찬가지로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권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이는 단순히 성우나 가수의 권익 보호를 넘어, 디지털 복제 기술이 보편화된 시대에 인간의 개별성을 법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에 대한 중대한 이정표다.

 

목소리, 인격의 가장 깊은 울림

우리는 흔히 초상권이라고 하면 시각적인 얼굴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목소리는 얼굴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깊게 개인의 정체성을 담아낸다. 목소리에는 그 사람의 감정, 건강 상태, 살아온 세월, 그리고 고유한 영혼의 울림이 깃들어 있다. 지인과 전화 통화를 할 때 우리는 목소리만으로도 상대가 누구인지, 기분이 어떤지 단번에 알아차린다. 이처럼 목소리는 청각적 얼굴이다.

 

그동안 법학계에서는 목소리에 대한 인격권적 보호를 꾸준히 주장해 왔으나, 생성형 AI의 등장은 논의의 속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단 몇 초의 샘플링만으로도 타인의 음색과 억양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음성 딥페이크는 더 이상 공상과학영화(Science Fiction)속 이야기가 아니다. 무단으로 복제된 목소리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고인의 목소리를 유족의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법적 보호망의 필요성은 절실해졌다.

 

퍼블리시티권을 넘어 인격권으로

이번 일본 법무성 검토회의 확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퍼블리시티권인격권을 동시에 인정했다는 점이다. 유명인의 목소리가 지닌 경제적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 퍼블리시티권이라면, 인격권은 그보다 훨씬 본질적인 영역이다. 경제적 가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인간은 자신의 목소리가 본인의 의사에 반해 함부로 도구화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뜻이다.

 

이는 AI 시대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며 성장하지만, 그 데이터가 인간의 인격과 직결된 것이라면 단순한 정보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이번 결정은 데이터의 학습과 활용이라는 기술적 편의성보다, 인간 존엄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우선함을 명확히 한 것이다.

 

법적 가이드라인이 가져올 변화

오는 여름 발표될 구체적인 민사상 책임 지침은 창작 생태계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AI 개발자와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제 타인의 음성 데이터를 사용할 때 명확한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초상권 침해에 준하는 강력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AI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윤리적 토대 위에서만 지속 가능하다. 목소리에 대한 권리 인정은 기술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이 아니라, 기술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결론: 인간다움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

목소리는 인간이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본질적인 도구다. 우리가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 소리 너머의 사람을 마주하기 위함이다. 목소리를 법적으로 보호한다는 것은 결국 그 목소리의 주인인 사람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약속이다.

 

일본 법무성의 이번 결정은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역시 AI 기술 강국으로서, 인간의 유일무이한 개성이 디지털 공간에서 어떻게 존중받아야 할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AI가 인간의 겉모습과 소리를 완벽히 흉내 내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고귀함을 법과 제도로 수호해야 한다. 20264월의 이 선언은, 기술의 홍수 속에서 인간의 목소리가 한낱 데이터 조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다.

작성자 newsly 작성일 26-04-24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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