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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국인의 1등 사랑, 어떻게 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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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 전 단국대 법정대학장, 한국지방자치발전연구원 원장, 정치학 박사     ©

 

외국인이 보기에 한국 사람은 참 이상하다. 작은 가게 간판에도 최고가 붙고, 동네 식당에도 원조가 붙고, 학교도 병원도 회사도 저마다 “1을 말한다. 처음에는 그것이 허세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웃음보다 눈물이 먼저 고여 있다.

 

한국인이 1등을 외치는 이유는 잘난 체하고 싶어서만은 아니다. 오래전 우리는 너무 가난했지요, 너무 고생스럽게 살았다. 여기에 너무 많이 빼앗겼다. 한마디로 뒤처지면 다시 일어서기 어려운 시대를 지나왔다. 그래서 부모는 자식에게 말했다. “너만은 나처럼 고생하지 마라.” 그 한마디 속에는 밥을 굶던 기억,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던 손, 자식의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허리 굽힌 세월이 들어 있다.

 

그렇게 1등은 단순한 순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가난을 벗어나겠다는 약속이요, 부모의 희생에 대한 대답이었고, 나라가 다시는 무너지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교실의 불빛, 공장의 야근, 시장 골목의 새벽 장사, 논밭에서 흘린 땀방울이 모두 조금만 더, 조금만 더라는 말로 이어졌다.

 

그 덕분에 대한민국은 일어섰다. 폐허의 땅에서 공장을 세웠고,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의 노래와 드라마가 세계로 나가고, 작은 반도에서 만든 기술과 제품이 지구 곳곳으로 퍼졌다. 한국인의 1등 정신은 분명 위대한 힘이었다. 그것은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남긴 뜨거운 유산이요, 한국적 정신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조용히 돌아보아야 한다. 1등을 향해 달려오는 동안 너무 많은 사람이 숨이 찼다. 1등을 하지 못한 아이는 자신을 부족하다고 여겼고, 실패한 어른은 인생 전체가 무너진 것처럼 느꼈다. 누군가는 앞서 달렸지만, 누군가는 뒤에서 묵묵히 버티고 있었다. 그들도 모두 이 나라를 함께 떠받친 사람들이었다.

 

세상에는 꼭 앞줄에 서야만 빛나는 인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늦게 피는 꽃도 있고, 조용히 뿌리를 내리는 나무도 있다. 박수를 받지 못해도 한 가족을 지켜낸 사람, 이름 없이 일터를 지킨 사람, 남몰래 누군가를 도운 사람도 모두 자기 자리의 1등이지 않는가?

 

이제 대한민국이 배워야 할 1등은 남을 이기는 1등이 아니라, 자기 삶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1등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 느려도 성실히 걸어가는 사람, 화려하지 않아도 따뜻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한국인은 왜 다 1등일까. 어쩌면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너무 오래 달려온 민족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달림 끝에서 서로에게 말해 줄 때가 되었다. “당신도 충분히 잘 살아왔다.” 1등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러나 자기 자리에서 끝까지 삶을 사랑한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아름다운 1등이기 때문이다.

 

작성자 newsly 작성일 26-07-0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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